♤ [第55作] 어매, 어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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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댓글 댓글 0건 조회조회 1,656회 입력 기사입력 : 21-05-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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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매, 어매가 아픈 몸 채 추스러기도 전에


왜 외가집을 가려는지 나는 알겠습니다.

 

당신의 육신이 잿불처럼 사그러진다는 것을 알고


남은 불씨 하나라도 더 꺼지기 전에


고향에 있는 혈육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이지요


후여 후여~  팔 내저어며 가뿐숨 몰아쉬고


친정 문전 들어선들 누가 그리 예전 처럼 반겨주던가요?


어제 청춘이던 동생마저 병마와 싸우느라


반신 불구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나는 어매와 외삼촌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세월이 야속하고, 측은하고, 외로워 보였습니다.


간다고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설 때


내 마음도 울었답니다.


마지막 이별이라는 것을 알고


어매, 저 앞산도 한번 더 보아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외가집을 뒤로하고 동구밖을 벗어 날때


어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도 언젠가는 지금 이순간 어매처럼 똑같은 이 기분


한번은 있겠지요.


- 오태식 고모님 遺作 中 -


※ 추신 : 편집인의 고모님인 오태식(1947~2015, 해주)은 삼국유사면 학암리(신비의 소나무 동네)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경산시 하양읍에 사는 경주 김씨와 결혼하여 슬하에 2남을 두었다.


비록 가난한 살림에 삶은 고단하였으나 감성이 풍부하고 늘 소녀같은 여린 심성으로 고향을 그리는 시를 읊조리기를 좋아하셨다. 


그 많은 글 중에 남아있는 79편을 사촌(아들)의 동의를 구해 군위넷에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