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사같은 아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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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댓글 댓글 0건 조회조회 3,966회 입력 기사입력 : 20-05-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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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오늘 백화점에서 옷을 하나 봐둔 게 있는데 너무 맘에 드는 거 있지….˝

저녁상을 물리고 설거지를 하던 아내는 느닷없이 옷 이야기를 꺼냈다.

 

˝정말 괜찮더라. 세일이 내일까진데….˝

 

이렇게 말끝을 흐리는 아내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있었다.

 

지금까지 쥐꼬리 월급으로 살림을 잘 꾸려온 아내였지만

힘들게 야근까지 해가며 애를 쓰는 남편 생각을 한다면

철없이 백화점 옷 얘기를 그렇게 해도 되는건지 점점 야속한 마음이 들었다.

 

설거지를 끝내고 TV앞에 앉아서도,

˝조금 비싸긴 하지만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안 되겠지?˝

 

˝이 여자가 정말…˝

˝지금 우리가 백화점 옷 사입을 때야?˝

 

계속되는 옷타령에 남편은 결국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흠칫 놀란 아내는 대꾸도 없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고 조금 민망해진 남편은

 더 이상 TV앞에 앉아 있기가 불편해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그만한 일로 소리를 지르다니….′

남편이 되어가지고 겨우 옷 한 벌 때문에 아내에게 화를 내었다는 게 창피스러워졌다.

 

그러고 보니 몇 년째 변변한 옷 한 벌 못 사 입고

 적은 월급을 쪼개 적금이랑 주택부금이랑 붓고 있는 아내가 아니던가.

 

잠자리에 들 시간이 자났는데도 꼼짝을 않는 아내가 걱정이 돼

 거실에 나가보니 소파에 몸을 웅크리고 잠이 들었다.

울다가 잤는지 눈이 부어있었다.

 

다음날, 아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침상을 차리고 있었다.

 

자분자분 이야기를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 아내를 보고도

 남편은 따뜻한 말 한마디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저 현관문을 나서면서 이렇게 툭 던질 뿐.

˝그 옷 그렇게 맘에 들면 사….˝

그러면서 속으로는 ′며칠 더 야근하지 뭐.′

 

그날 저녁 여느 때와 같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엘 들어서는데,

아내가 현관 앞까지 뛰어와 호들갑을 떨었다.

 

˝여보 빨리 들어와 봐요.˝

 ˝왜, 왜 이래?˝

 

아내는 남편의 팔을 잡아끌고 방으로 데려가더니, 부랴부랴 외투를 벗기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쇼핑백에서 옷을 꺼내 남편의 뒤로 가 팔을 끼우는 게 아닌가.

 

˝어머, 딱 맞네! 색깔도 딱 맞고….˝

 ˝…….˝

 

˝역시 우리 신랑, 옷걸이 하나는 죽인다.˝

 ˝당신, 정말….˝

 

˝당신 봄자켓 벌써 몇 년째잖아.˝

아내는 이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돌리더니 주루룩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언제나 나는 철이 들까!′

남편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있는 천사 같은 아내.

사랑스런 아내………


- 행복한 아침편지 중에서 -


사족 : 우리는 모두 천사같은 아내와 결혼을 한다.

그런 천사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남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