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흘러가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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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댓글 댓글 0건 조회조회 540회 입력 기사입력 : 23-10-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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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강가에 나가 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강물은 하류 쪽으로 

힘차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아니 흘러가고 있는 것은 강물뿐만이 아니라 

둑 너머 길도 사람도 우리 인생도 저만치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랬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세상에서 

정지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한쪽에서 서둘러 생겨나면 다른 한쪽에선 

바쁘게 사라지고 있었으니까요.  

 

전에 존재했던 모든 것들은 정말이지 얼마나 빨리 

내 곁을 스쳐 지나갔던가. 생각해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내가 가까이 하고픈 것들, 내가 간직하고픈 것들은 

언제나 내 손길이 닿기 전에 저만큼 사라져 버리고 

 

잡히는 것은 언제나 쓸쓸한 

그리움뿐이었지요.  

 

추억이 아름다운 것은 다시는 그것이 재현될 수 없는 까닭입니다.  

 

그 날 흘러가는 강물에 언뜻 비쳤다가 사라지는 밤 풍경처럼

그렇게 내 삶도 흘러가는가 봅니다. 그렇게 내 사랑도 흘러가는가 봅니다.  

 

- '나의 이름으로 너를 부른다'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