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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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댓글 댓글 0건 조회조회 717회 입력 기사입력 : 23-07-2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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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우산은 춘추전국시대 장인 노반이

정자에서 비를 피한 것에 착안하여 만들었다는데,

그 쓰임새로 인해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비를 막아주는 것을 넘어 사람을 보호하거나

핵우산처럼 지역을 방어한다는 의미,

때론 연인이나 부모로 둔갑하기도 한다.


비 오는 날 혼자 우산 쓰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은

외롭고 쓸쓸해 보이지만,

두 사람이 우산대 양쪽으로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걸어가는 뒷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훈훈하다.

그 안에서 우산을 든다는 것은 일종의 희생이다.


함께 우산을 쓰면서 그 안에서 우산을 든다는 것은,

나를 넘어 상대를 위한 것이므로 자신은 비를 좀 맞더라도

상대를 보호하기 위해, 우산이 자꾸 상대를 향해 기운다.

그것은 곧 상대를 배려하고 지켜주겠다는

마음의 표현일 것이다.


사랑을 해 본 사람,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그 누구와 함께 우산을 쓰더라도

언제나 우산이 한쪽으로 기운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걸을 때 사랑에 푹 빠진 사람은

한쪽 어깨로 빗물이 적셔 와도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


함께 우산을 쓰면서 자신의 어깨로

비를 받아낼 줄 아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아무리 큰 비가 내리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

나는 여전히 함께 우산을 쓰면 한쪽 어깨가 젖는다.


-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