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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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댓글 댓글 0건 조회조회 836회 입력 기사입력 : 22-11-23 16:21본문
왜 사느냐고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왔다.
누군가가 나에게 진지하게
왜 사느냐고 물어 온다면
나는 무어라고 대답할까
왜 존재하는냐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 왔다.
어차피 사라지는 육체인데...
왜 이렇게 구차하게 사느냐고...
진정한 삶의 목적이 없었단다.
하지만 물어오는 그 순간에
번개가 몸을 치듯이 전율하고...
결국,
그도 물질의 그림자였다.
물질이 풍부하면 만족하는 나.
그러나 물질이 진정한 행복을 줄까.
그는 나에게 물었다
당신은 왜사느냐고...
그 물음의 답은 너무나 간단하다.
지금의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라고...
하늘의 태양은 하늘이 없다면
출렁이는 파도에 바다가 없다면...
고목에 자리잡은 매미의 울음이 맑다.
왜 사느냐고
누군가가 나에게 또 물어왔다.
나는 나를 위해 산다고 대답했다.
진정 나를 위해 사는 것은
내 앞에 있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뜨거운 열기가 일어나지 않는
여름은 더 이상 여름이 아니고
차가운 바람이 흐르지 않는
겨울은 더 이상 겨울이 아니다.
작은 도랑에 물이 흐르는 곳에
조그마한 물고기 한마리가
한가롭게 헤엄을 친다.
- 이해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