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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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댓글 0건 작성일 23-03-21 20:03본문
어느날 저녁 퇴근해오는 아내더러 느닷없이 굿모닝! 그랬다.
아내가 웬 무식? 그랬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후 매일 저녁 굿모닝. 그랬다.
그러고 싶었다.
이제 아침이고 대낮이고 저녁이고 밤중이고 뭐고
수년째 굿모닝, 그런다.
한술 더 떠 아내의 생일에도 결혼기념일에도
여행을 떠나거나 돌아올 때도 예외없이 굿모닝, 그런다.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수고했다 보고 싶었다
축하한다 해야 할 때도 고저장단을 맞춰 굿모닝, 그런다.
꽃바구니라도 안겨주는 것처럼 굿모닝, 그런다.
그런데 이거 너무 가벼운가,
아내가 눈 흘리거나 말거나 굿모닝, 그런다.
그 무슨 화두가 요런 잔재미보다 더 기쁘냐, 깊으냐.
마음은 통신용 비둘기처럼 잘 날아간다.
나의 애완 개그, ‘굿모닝’도 훈련되고 진화하는 것 같다.
말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고 민망하고
시끄러운 경우도 종종 있다.
엑기스, 혹은 통폐합이라는 게
참 편리하고 영양가도 높구나 싶다.
종합비타민 같다.
일체형 가전제품처럼 다기능으로 다 통한다.
아내도 요즘 내게 굿모닝, 그런다.
나도 웃으며 웬 무식? 그런다.
지난 시절은 전부 호미자루처럼,
노루꼬리처럼 짤막짤막했다.
바로 지금 눈앞의 당신,
나는 자주 굿모닝! 그런다.
- 문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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