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남은 게 무엇인가
일할 수 있음이 기쁨이었던 날들과
수없이 이직을 생각하며 갈등했었는데
어느새 퇴직을 걱정하고
노후준비와 창업을 생각하며
머릿속이 분주한 어느 가장의 가슴은
찬바람 속에 홀로 서서 뜨거운 한숨이 묻어나고
가족의 삶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 퇴근길에
잠시라도 잊어볼까 찾은 초라한 선술집
소주 한 잔에 어묵 국물을 털어 넣고
인생의 쓴맛을 새삼 느끼는 고뇌의 시간에
어느 가장의 시련은 또다시 시작되고 있다
-조미하